| 홈 | 공지사항 | 종합정보 | 상담자료 | 체험수기 | 전문병원 | 관련뉴스 | 홍보코너 |
| 사랑스런 나의 천사들 |
사랑스런 나의 천사들!
나는 1956년생(만52세) 남자로서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고 있는 호흡기장애인(2급)이며 전남 순천시 낙안면 공기맑은 깊은 산속에 소재하고 있는 순천효자요양병원 5병동501호에서 다른 환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작년 10월 중순경에 이 병원에 입원을 해서 지금까지 지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이생활을 유지해야될것 같다.
내 형편을 말한다면 키 174센티미터에 몸무게 47키로이며 병력28년차로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서는 과정부터 시작하여 환자로서 겪을수 있는 모든 난코스를 두루 섭렵했으며 폐결핵은 나았지만 만성기관지염이 계속 남아서 나를 괴롭히고 있다.
실내에서 천천히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차서 헐떡거리게 되는 남보기에 상당히 힘들어 보이는 환자에 속한다.
하지만 나의 신체를 움직이는 엔진은 거의 폐차직전이지만 나머지 신체부속과 외장은 멀쩡하기 때문에 환자가 전혀 아닌척도 할 수 있다.
식사와 대소변, 대화, 키보드 두들기는거 외에는 전부 타인의 도움이 있어야 되는 처지이다.
이제부터 나의 가족 26명의 천사들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현재 내가 거주하고 있는 5병동에는 2부류의 천사가 있는데 14명의 간호천사와 12명의 간병 천사가 나의 가족(누나, 친구, 동생)이 되어 같이 생활하고 있다.
보통사람들에게는 평범한 간호사와 간병사로 보이지만 내눈에는 눈이 부시는 천사로 보인다.
그들이 다른 병원에서는 어떨지는 모르겠다. 비교하고 싶지않다.
먼저 14명의 간호천사부터 이야기하겠다.
다들 간호사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1명의 간호과장 그리고 수간호사 나머지12명의 간호사가 3교대로 5병동을 지키고 있는데 죽을려면 그들의 허락을 얻어야 된다.
지나가는 아무 간호사나 붙잡고 고통을 호소하거나 아쉬운것을 이야기하면 자기의 할일이 아닌데도 따지지않고 그자리에서 해결해준다.
예를들면 지나가는 간호사를 불러서 나 물! 하면 알았어 하면서 두말없이 시원한 정수기물을
떠다 준다. 또 병실을 지나가는데 병실담당하는 여사가 다른 애기 목욕시키기 위해서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에 애기하나가 오줌누겠다고 보채면 담당여사를 찾아서 알려줘야 맞지만 그러지않고 그자리서 직접 해결해버린다.
그리고 그 사실을 담당여사는 알지를 못한다.
할일이 분류되어 있어 여사(간병사)들이 해야될 일들도 필요하면 따지지않고 즐거이 해준다.
한사람의 간호사가 눈으로 본것은 간호사 전부가 다 본것이며 한 간호사가 듣거나 느끼고 말
한것은간호사 전부 똑같이 들은것이며 느끼고 말하는것도 똑같아서 결론은 14명이 1명으로
착각될정도이다.
그래서 내가 아쉬운것을 이야기한것을 누구한테 했는지 모르는데 누구든지 그걸 해결해준다.
식사때가 되면 식판도 날라다 주며 안먹고 애먹이거나 스스로 먹지못하는 애기(나는 여기있는
노인환자들을 애기라고 부른다. 그중에 내가 가장 어린 애기이다.)들있으면 다독거려가면서
밥을 먹여주기도 한다.
현재 5병동의 병석수가 64석인데 거의 다 차서 62명의 애기들이 누워있다.
우는 애기들이 많아 내가 보기에는 감당이 불가능할것 같은데 전혀 힘들어 하지않고 즐겁게
지내고 있다.
병원내에 3병동과 1병동도 있는데 1병동은 치매병동이고 3병동은 5병동과 구조와 내용이 같다고 한다.
그리고 노인요양병원으로 분류된다.
이제부턴 12명의 간병천사 이야기...
보통 사람들은 간병사를 여사님이라고 부르는데 나는 누님,동생,자갸라고 부른다.
6명씩 1조가 되어 24시간 근무를 하고 24시간 쉰다. 매일 오전 08시에 임무교대를 하는데 퇴근할때 애기들에게 갔다올께요~하고 인사하고 간다. 퇴근한다는 소릴 하지않는다.
왜 그렇게 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말이 그렇게 듣기가 좋다.
각자 담당하는 방이 있으며 1달에 한번씩 담당하는 방을 순차적으로 바꾼다.
내가 있는 501호에는 다른병실도 마찬가지지만 나를 포함하여 6명의 애기가 누워있다.
내가 제일 시끄럽고(사지가 젤 멀쩡하고 입만 살아있으니깐) 그다음이 나하고 맞은편에 위치
하고있는 키가 185센티이고 몸무게도 80키로가 넘고 반신불수이고 스스로 몸을 일으켜세우지를 못하는 X병숙(68세) 애기인데 하루평균 10번이상 오줌마렵다고 여사님을 부르는데 상당히 시끄럽다. 담당여사가 자릴 비웠을 경우 그소리를 들은 다른 여사가 누구든 먼저 들은사람은
예! 하고 들어가서 해결해준다.
그리고 대변을 해결하기위해 기저귀를 갈아줘야할 때도 마찬가지. 그때 그의 얼굴을 보면 즐거워보인다. 그리고 그 장면을 보는 나도 즐겁다.
그런일이 자주 발생하는데 한번도 담당에게 미루거나 짜증을 내는것을 본적이 없다.
병숙애기는 몸에서 열이나거나 그다음날이 비가온다거나 하면 날궂이를 하는데 밤새도록 잠을 자지않고 인자야(처)~ 부터 시작해서 백진아(아들)~ 호미가져와라 밭에 가자 기타등등 떠들어서 병동내 식구들 밤잠을 설치게 만든다.
이때는 다들 와서 인자가 누구냐며 대꾸도 해주고 놀아주고 가기도 한다.
이름이 X애기(92세)인 애기는 24시간 몸을 웅크리고 있어 스스로 할줄 아는게 먹여줘야 먹는일 뿐이라 다루기가 상당히 불편하다. 동문서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말은 한다.
그리고 음정 박자 가사 전부 엉터리지만 큰소리로 노래를 하기도 한다.
배불뚝이 X종래(73세)애기는 대변을 안보면 배가 임신8개월짜리가 되기때문에 관장을 수시로 해야 하는데 한번 안한다고 고집피우면 해결하는 방법이 없다.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가면 남자직원들을 동원시켜서 강제로 처리하기도 한다.
방바닥에 주저앉으면 스스로 일어나지를 못하고 덩치가 있어 일으켜세우기가 상당히 힘든 X남배(72)애기도 수시로 오줌을 퍼질러서 총체적인 일거리들을 만들어준다.
자세히 보면 얼굴이 여자같기도 해 보이는 X몽수(74)애기는 밤새도록 달그락거리며 소변통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잠을 못자게 한다. 겨우 50cc 정도의 소변을 보면서도 대변볼때 끙끙거리는 소릴 낸다.
달마대사의 얼굴을 하고있는 X영현(58)애기는 조용히 혼자놀기는 하지만 저혈당이 수시로 발
생해서 죽는시늉을 하기때문에 천사들을 자주 놀래킨다. 그리고 밥도 안먹으려 하고 밥을 억지로 떠먹여야 쬐끔 먹는다.
여사한명이 6명의 중증애기와 6명의 경증애기를 담당하는데 조용히 있어도 힘들건데 대부분
말썽쟁이들이라 쉴시간이 별로 없게 만들어도 짜증한번 안내고 즐겁게 일처리를 한다.
이그~ 또 쌌네(이럴 경우 환자복 다 갈아입혀야 하고 침대시트를 싹 갈아야 되는,심하면
바닥청소까지 해야되는 총체적인 일거리를 만든 상황이다)하고 짜증을 내는것 같지만 얼굴을
보면 짜증이 아니란것을 알 수 있다.(웃고 있다)
우리의 여사님들은 간병사로서의 출발은 생계를 위해서였지만 이제는 보수가 문제가 아닌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하루 하루를 즐겁게 지내고 있고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나도 그들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가 없다.
열거할 일이 많지만 다른병원의 간병사들과 같이 보편타당성있는 일들과 별반 차이가 없을것
같아 구태여 열거할 필요가 없을것 같다.
간병일은 천사의 마음을 갖고있지 않으면 정신적,육체적으로 상당히 힘들기때문에 그 일을 지속적으로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천사라 부른다.
그리고 나는 그 사랑스런 26명의 천사들에게 포위되어 꼼짝못한다(8개월째다).
이글을 쓰는 지금 나는 가슴이 쿵쾅거리고 숨이 차오르기 시작하고 눈물이 나려고 한다.
사랑스런 나의 천사들! 화이팅~



